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의 책상 위에 펼쳐진 노트와 커피

나는 언제부터 하고 싶은 것을 미루기 시작했을까?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을까?

며칠 전 가까운 몇 사람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앞으로 정말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면, 어떻게 살고 싶어?”

신기하게도 모두가 다 새로운 삶의 공간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도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일까요?

누군가는 바닷가 근처에 집과 작업실을 겸한 공간을 마련해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고, 누군가는 그런 공간에서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소소하게 낚시를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두 조금씩 모습은 달랐지만 비슷한 마음이었습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난 새로운 공간을 상상하고, 그 안에서 내가 꿈꾸던 일을 하며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가 될 때까지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너무 오래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리조트 수영장 풍경

지금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계속 뒤로 미뤄왔는지도 모릅니다.

일을 해야 했고, 돈을 벌어야 했고, 가족을 돌봐야 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무언가에 쫒기듯 하루의 시간을 채워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혹시 식당에 가서 메뉴를 정할 때 습관처럼 “아무거나”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누군가 나의 상태를 물어볼 때 별생각 없이 “괜찮아”라고 대답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라는 아주 간단한 질문에도 쉽게 대답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없기 때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돌아볼 여유 없이 너무 오랜 시간을 살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오랫동안 듣지 않았던 음악을 우연히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이기도 합니다. 여행 사진 한 장을 보면서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서점에서 책을 들춰보다 오래전 나의 관심사가 생각나기도 하고, 누군가 즐겁게 무언가를 배우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순간들이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마음의 흔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꺼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지금 해보면 어떨까

저도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려고 하면 일단 계획부터 세웁니다.

운동을 시작하려면 제대로 된 운동 계획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림을 그리려면 좋은 도구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행을 가려면 충분한 시간과 돈이 있어야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면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시작은 또 다음으로 미뤄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오늘 단 10분을 사용해보는 것입니다.

좋아했던 음악 한 곡을 다시 들어도 좋습니다.

책장에 꽂혀만 있던 책을 들고 몇 페이지 읽어도 좋고, 산책을 해도 좋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면 연필을 들어 작은 선 하나를 그어보는 것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의 시간을 다시 사용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잠시, 나에게 물어봅니다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정답은 없으니까요.

잠시 떠오르는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던 일이 있었던가?

예전에는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하지 않게 된 것은 무엇이지?

언젠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미뤄둔 것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이 하는 모습을 볼 때 괜히 부럽거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뭘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생각해봅니다.

돈과 시간에 대한 걱정이 지금보다 훨씬 적다면, 나는 오늘을 어떻게 보내고 싶을까?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고 해서 당장 삶을 크게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그림이 그리고 싶다면 오늘 작은 스케치북 하나를 펼쳐볼 수 있습니다.

음악이 좋다면 오래 전 좋아했던 노래를 다시 들어볼 수도 있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지금 가보고 싶은 곳을 하나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을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에 다시 조금씩 시간을 내어주는 것일테니까요.

어쩌면 삶이 달라지는 시작은 아주 작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나만 다시 시작해 보기

오늘 하루를 보내기 전에 한 가지를 정해보고 싶습니다.

오래 전 좋아했던 것,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것, 혹은 지금 문득 떠오른 것 중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오늘 단 10분만 사용해보는 겁니다.

우리의 삶은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달라지기보다, 이런 작은 선택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달라지는지도 모릅니다.

그 잠깐이 당장 나의 인생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다시 알아가는 시간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다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습니다.

오늘의 10분이 그 시작이면 충분합니다.